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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어제 신나게(?) 물놀이 후 해나공주는 피곤에 지쳐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들고,

베란다에 나가 귀뚜라미 소리와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감상하며 휴가의 첫 날 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틀째 날.
 
오전 11시경 롯데부여리조트에서 체크 아웃을 하러 나갔습니다.

리조트 정문 앞에서 삼각대를 세워 가족 사진을 찍고,

엄마는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갔습니다.

그리고 해나공주와 아빠는 사진 놀이에 빠져 있죠.

아장아장 넘어질 듯 불안하지만 이제 쉽게 넘어지지는 않죠.

리조트 이곳저곳을 누비며, 호기심이 생길때마다 손으로 만져보며 세상을 배워갑니다.




위험한 곳을 못 가게 잡으러 가면, 이 녀석 얼른 도망가죠. 




가끔 낯선 사람의 뒤를 몰래 따라가기도 하고요.




이곳이 마치 내 세상 마냥 거침없이 종종종 걸어 다닙니다.




신이 났는지 아빠를 보고 한 번 웃어주네요.




 

백제문화단지



롯데리조트를 나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백제문화단지를 관광했습니다.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리조트랑 가깝고 규모도 꽤 큰 거 같아 충동적으로 방문했죠.

백제의 옛 왕궁인 사비궁, 대표적 사찰 능사, 계층별 주거 문화를 재현한 곳과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입장료가 9,000원으로 꽤 비싸네요.

경복궁의 입장료도 3,000원인데 말이죠.




그래도 비싼 만큼 감동이 있겠지 하고 표를 사서 입장하였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인 "정양문".

옛 백제의 건축물을 재현한 것이라 건물이 무척이나 깨끗합니다. 

관람객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일단 우리도 한 컷!




그리고 안쪽엔 "사비궁".

대백제의 왕궁을 재현한 곳이죠.

이곳 앞에서 해나공주를 걷게 내려주니 유모차를 끌겠다고 합니다.




마치 차력사 마냥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유모차를 밀고 가네요.




사비궁의 내부 모습.

재현한 건물이라 역시 깨끗합니다.

마치 드라마 세트장 같죠.

실제로 드라마 "근초고왕" 촬영지라 합니다.




솔직히 별로 감흥은 없더군요.

긴 세월의 머금고 있는 건축물도 아니니 마치 모창 가수를 보는듯합니다. 




사비성 오른쪽엔 백제시대 사찰을 재현한 "능사"입니다.

오른쪽 높은 건물은 목탑으로 부처님 사리를 모셨던 곳인데, 실제 높이가 38미터에 이렇다고 합니다.




이곳 처마 및 그늘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따가운 햇볕도 아랑곳 않고 해나공주는 열심히 걷죠.

 



그런데 시간도 낮잠 잘 시간이 되었고,

아침부터 열심히 걸어서인지 해나고주 눈꺼풀이 무거워져 갑니다.




그리고 결국 잠들었죠.




사비궁 왼쪽편으론 옛 주거 문화를 재현한 곳이죠.

역시 새 건물이라 반듯반듯합니다.



일부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네요.

 



골목길도 재현해 놓은 것이라 바닥도 사람들 편히 다니라고 평평합니다.

골목도 무척이나 깨끗하네요.

우리나라 골목이 이 정도로만 깨끗해도 좋을 텐데요.




백제 문화를 잘 몰라서인지,

초가집도 수천 년 전의 백제 시대가 아니라, 

마치 50년 전 농촌 풍경 같습니다.










너무 정갈하고 반듯하여 지금 사람이 살아도 될 듯 하네요.




관람을 마치고 느낀점은

관람료에 비하면 너무 낮은 수준의 볼거리가 문제입니다.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수백억을 쏟아 부었을 텐데,

이 것으로 수 천년 전 백제의 문화를 느끼고 감동 받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장원 막국수


관람을 마치고 점심으로 찜해논 곳은 장원 막국수.

부여 시내에 위치하는데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까지밖에 안 합니다.




평소 줄을 서 기다리다 먹는다고 소문을 들었는데,

이날 평일이고 해서인지 줄까지는 아니더군요.




역시 맛집답게 메뉴는 간단합니다.

메밀막국수 (5,000원)와 편육 (15,000)이 전부입니다.

주력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맛집 요건 중 하나죠.




우린 막국수 2개와 편육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곧 주문한 음식이 나왔죠.

맛집의 요건 두 번째 밑반찬은 주 메뉴를 거들 뿐이다.

밑반찬은 주 메뉴가 맛나게 도와주면 됐지, 필요 이상으로 양이 많거나 맛있을 필요는 없죠.




오이로 고명을 올린 막국수가 시원하게 말아져 나왔습니다.




편육도 기름기 쫙 빠진게 분홍빛을 띠고 있습니다.




탱글한 면발의 막국수,

그리고 시원, 달콤, 새콤, 그리고 김 가루의 국물맛!

면과 국물,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맛있는 막국수죠.




그리고 이곳 막국수만의 특징.

편육을 막국수에 싸먹기.

그냥 막국수만 먹으면 그냥 평범하거나 조금 맛있는 막국수였을 텐데,

고기와 싸 먹으니 재미와 맛이 두 배입니다.

평소 고깃집에서도 냉면 시킬때 싸 먹을 고기를 남겨두는 제 취향과 딱 맞습니다.




사실 이 집 편육이 맛 있습니다.

돼지 누린내도 없고 보들보들한 것이 그냥 새우젓에 찍어 먹어도 맛있네요.




막국수는 고추장 양념이 되어 있어 공주님이 그냥 먹을 순 없고 물에 헹궈서 줍니다.

어린 아이용 양념 뺀 국수를 조금 내줬더라면 주인장님 센스가 만점였을텐데...ㅎㅎ




맛집 요건의 세 번째.

바로 음식 맛이죠.

음식 맛을 빼곤 맛집이 될 수 없겠죠.

제가 국수를 좋아도 하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네요.

특히 고기를 싸서 먹으니 배도 든든한 느낌입니다.




해나공주는 호기심에 이곳저곳 기웃거립니다.




그리고 맛집의 마지막 요소.

전통!

세월의 흔적을 담은 이 집은 마치 제 어릴 적 외가에 온 거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대도시 맛집은 맛은 좋지만

전통이나 향수가 약하죠.

인테리어만 바꾸면 또 다른 식당으로 변신하는 게 대도시이니까요.




툇마루에서 정겹게 음식을 먹는 모습.

도심에서는 상상할 수 없겠죠.




파란 철문은 세월의 흔적을 담고 녹슬어 있네요.

여렸을 때 저희 집 대문도 생각납니다.




맛있게 먹고 나와 해나공주와 함께 인증샷!

해나공주가 대학생 되어 부여로 MT 간다면 이 사진을 보여줘야겠네요.




 

낙화암



장원막국수 앞이 구드래 나루터 입니다.

이 나루터에서 낙화암까지 배가 운행하죠.



구드래에서 낙화함까지 왕복 5,500원.

배로 5분~10분 거리인데 좀 비싼 듯.

낙화암은 배를 이용하지 않고 부소산성에서 걸어갈 수 도 있으나,

낙화암이 주목적이라면 배를 타고 유유자적 가는 것도 좋을 듯 습니다.




우리가 타고 갈 유람선.

황토배는 10,000원인데 비수기라 그런지 올 때 시간 맞으면 황토배 타고 오랍니다.




해나공주는 배를 처음 타봅니다.

배가 출발하자 우렁찬 엔진음과 진동이 납니다.

해나공주 잠깐 움찔하다 이내 적응합니다.




여행에서 배를 타는 것도 낭만적이네요.



얼마 못 가서 오른편에 낙화암이 보입니다.




의자왕과 삼청궁녀로 유명한 낙화암!

그런데 그 실체를 본 적이 없어 늘 궁금했었죠.

사실 깍아지는 듯한 바위 절벽을 상상했는데...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은 산이 낙화암입니다.

절벽 중턱에는 붉은 글씨로 낙화암이 쓰여 있죠.




선착장에 내리면 부소산성 후문입니다.

즉 반대편 부소산성 정문 쪽이 장원국수가 있는 방향이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선착장에서 약 50미터만 가면 "고란사"란 절이 있습니다.

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절인데, 이 곳에 유명한 약수가 있죠.




법당 뒤로 돌아가면...




고란정이란 약수터가 있습니다.

이곳에 유명한 건 설화가 있기 때문이죠:

옛날 금실 좋은 노 부부가 있었는데, 할머니가 자식없는 세월을 한탄하다 어느 도사로부터 이 곳에 약수를 먹으면 젊어지는 효험이 있다는 말을 들었죠. 그래서 할아버지를 보냈는데 할아버지가 약수를 마시고 갓난아이가 되었답니다. 한잔에 삼년이 젊어지는 걸 알려주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갓난아이를 안고 집에 돌아와 길렀는데 후에 이 아이가 백제시대의 최고 벼슬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저도 한 잔 마셨으니 삼 년이 젋어졌네요. ㅎㅎ


해나공주가 약수를 마시면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해나공주와 엄마도 절 내를 구경합니다.




계단 앞에서 잠시 멈칫 하지만,




이내 엄마의 든든한 손을 잡고 한 계단씩 오르죠.



그리고 법당 옆에 있는 벽화도 구경하였죠.

 

 

 

처음 와보는 절이 해나공주에겐 또 호기심 천국입니다.




낙화암 여행을 마치고 배를 타고 다시 돌아갑니다.




이곳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였죠.

이제 다시 먼 길을 되돌아 집으로 가야할 시간입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해나공주가 나중에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이곳 부여가 해나공주가 태어난 다음 해 다녀온 소중한 여름 휴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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