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어 쉽게 만날 수 없는 일본인 친구가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한국 친구도 안부 전화하기 어려운 때가 잦습니다.

비록 이 친구와 거리는 멀지만, 비록 일 년에 몇 차례 메일로 안부를 주고받기에 

긴 시간의 간격을 제외하곤 마음만은 가까이 있습니다.


올해 초에 한국 방문했던 나오가 이번 겨울 다시 한번 한국에 방문한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친구와 함께 짧은 일정으로 한국 여행을 온다는 소식에 우리는 다시 만날 나오를 생각하니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올여름 해나공주 장난감과 함께 소포를 보내줘서 뭐로 보답할까 고민하던 참이었죠.

함께 할 일정에 관한 이야기를 몇 주에 걸쳐 주고받다 결국 민속촌을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오를 만나는 날.

이른 아침 기쁜 마음으로 나오와 재회를 하였는데 여전히 유쾌한 나오의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웠습니다.

나오도 해나공주를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쁜가 봅니다.

전에 가르쳐준 "나오 이모"를 해나공주에게 말하며 해나공주가 알아봐 주길 원하는 눈치였죠.


함께 온 직장동료는 최근 한국 문화에 관심 많아 얼마 전부터 한국어 공부도 시작하였고,

목적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내내 한국 연예인 이야기와 한국어 관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한국인에게 직접 한국문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감동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엄격한 또냐는 발음이 틀릴 때마다 엄격히 지적하고 고쳐주었죠.

"감사하므니다"

"노노! 감사합니다!"


아빠와 해나공주는 민속촌이 처음입니다.

한국인이지만 오히려 한국을 모를 때가 종종 있죠. 

이 날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이어서 해나공주도 단단히 무장했습니다.




목적지인 민속촌에 도착하니 드라마를 안 보는 제가 근래 유일하게 시청한 뿌리깊은나무 포스터도 붙어있더군요.

나오에게도 이게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이고 나중에 일본에서 방송할지도 모르겠다 알려주었죠.




이른 아침 쌀쌀한 기온으로 방문객이 아직 별로 없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처럼 장승들만이 우리의 방문을 맞이해주었죠.




기념품 판매점에서만 일부 관광객들이 보이네요.




민속촌, 생각보단 크고 볼거리가 많네요.

단지 드라마 촬영지라 생각했는데, 아궁이에 불도 지피고 생활 도구도 있는 것이 바로 거주해서 살아도 될 거 같네요.




나오에게 괴나리봇짐을 질며 줍니다. (전 이전까지 개나리봇짐인 줄 알았죠.)

생각해보니 옛날에도 멋진 백 팩이 존재했네요. 




지나가는 외국 관광객이 장그미라 소리치는 것이 들려와 돌아보니 장금이가 장독대 뒤에 서 있더군요.

유명한 대장금도 이곳에서 촬영했나 봅니다.




11시경 추운 겨울이지만 정해진 시간에 농악 공연이 시작합니다.

흥겨운 가락이 절로 몸을 들썩이게 합니다.

농악 공연을 보니 우리나라가 왜 비보이를 많이 배출하는지 알겠더군요.



해나공주도 처음 들어보는 꽹과리, 북, 장구 소리가 신기한 듯 공연을 바라보고 있었죠.

날씨가 따스했더라면 해나공주도 옷 속에 파묻힌 손을 꺼내 손뼉이라도 치고 싶었을 겁니다.



온종일 앉아 있기 지루해하던 해나공주를 산책 겸 유모차에서 꺼내 주었습니다.

해나공주, 마치 태엽 감아논 자동차처럼 땅에 놓자마자 호기심에 튀어 나갑니다.



해나공주: '아! 여기가 옛날 사람들 살던 곳인가 봐요.'




해나공주: '옛날 사람들은 넓은 마당도 있고 흙도 밟을 수 있어 좋았겠어요.'




나오: '헬로, 해나공주!'




해나공주: '(하하~) 누구시더라...'




해나공주: '제가 아직 기억력이 좀...(히히~)'




나오: '우리 올해 초에 만났잖아요~ 이모가 선물도 보내줬는데...'




해나공주: '아하~ 선물하니 생각이 나는 듯...'




나오: '이제 이모 알겠죠?'
해나공주: '제가 아직 기억력이 좀...'

 

 


나오: '그럼 다음에 만나면 이모 알아보기에요! (찰칵!)' 




해나공주: '네, 노력해볼게요~~~'

 

 


민속촌 관람을 마치고 맛있는 수원갈비를 먹으러 갔습니다.

너무 추웠기에 사진 찍는 것도 잊을 정도였죠.

이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홍대.

온돌이 있는 아담함 커피숍에서 따스한 커피로 몸을 녹입니다.

나오 친구와 또냐는 다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는데,

일본 친구는 한국어로, 또냐는 일본어로 이야기합니다. (매우 어설프게)

서로 비슷한 수준의 상대 언어로 이야기하다 보니 이 분위기가 서로 편해졌나 봅니다.

또냐는 틈틈이 배운 일본어를 마구 쏟아내어 하루 만에 말문이 터졌다고 하네요.



하루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기에 이별이 늘 아쉽죠.

참, 늘 고맙게 이번에도 나오가 아기자기한 선물들을 보내줬네요.

해나공주에겐 빨간 목도리.




우리 부부에겐 예쁜 쿠키와 맥주 두 캔!




해나공중에겐 직접 편지도 써 줬네요.

나중에 해나공주가 크면 무척이나 기뻐할거 같습니다.




게다가 나오 친구까지 처음 보는 해나공주에게 선물을 해줘서 무척 고맙네요. 




해나공주: '나오 이모...'




해나공주: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스한 친구가 있기에

올 겨울이 따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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