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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빡빡이 되던 날
육아일기/1. 탄생. 그리고 일년
2010. 10. 28. 09:00
백일 사진도 찍었고, 이제 머리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자라온 배냇머리인데 깎아주려니 왠지 섭섭한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배냇머리가 근래 많이 빠지고, 머리 깎아주면 굵은 머리칼이 나와서 잘 안 빠진다고 하네요.
뭐 평생 배냇머리를 기르고 다닐 수도 없으니 이번에 잘라주기로 했습니다.
또냐가 자주 가던, 그래서 저도 단골이 된 미장원을 찾아 갔습니다.
선생님께 미리 아기 머리 깎는다고 전화 통화도 해놨죠.
아빠: '해나공주 엄마랑 가운 입고 있으니깐 예쁘네~'
해나공주: '앙~그러면 가운도 사줘요~~~'
머리를 깍기 시작 했습니다.
웽~웽 거리는 기계가 앞머리를 자르고 지나가는데도 의외로 잘 있습니다.
공주님이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아직 눈치 채지 못한 거 같습니다.
아빠: '우리공주님 잘 있네~~~'
해나공주: '앙~근데 머리가 점점 시원해져...'
해나공주: '아푸~아푸~머리칼이 다 떨어져...'
해나공주: '아빠~이거 뭐야???'
아빠: '엉~공주님 배냇머리 깎아주는 거야~'
해나공주: '앙~~~그런 거야???'
아빠: '그런데 뒷 머리가 덜 잘렸네...'
해나공주: '아빠...나 귀신 같아...'
아빠: '뒤에도 마저 자르자~~~'
해나공주: '앙...머리깎기 싫어...'
결국 공주님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울음 소리로 미용실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크게 울어버립니다.
해나공주: '응~애~~~~머리 깎기 싫어~~~응~애~'
결국 몇 가닥 남기고 상황 종료되었습니다.
공주님은 엄마 품에서 우유를 먹으니 좀 진정 되었습니다.
해나공주: '잉~잉~아빠 머리 깎는거 무서워~~~'
아빠: '아~미안 미안~ 다음엔 아빠가 깎아줄께 걱정 마요~'
오전엔 백일 촬영, 오후엔 미장원, 밤에는 뜻하지 않게 한강 근처에서 불꽃 놀이도 보고...
기나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 왔습니다.
머리카락 때문에 목욕을 깨끗이 마치고 공주님이 잠자리에 들 시간 입니다.
해나공주: '아빠...나 머리 자르니깐 못 생겼어?'
아빠: '하~하~ 해나는 까까머리 되어도 언제나 우리의 예쁜 공주님이에요~'
해나공주: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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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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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엄마 2010.10.28 12:59
앗 해나공주님 머리잘랐네요~ 이쁜 꽃핀 못하겠네 ....
머리가 짧아도 천상 공주님이네요~
아가들 배냇머리 미용실에서 잘못 잘랐다가 상처를 입거나
머리깎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수도 있다해서
울 딸냄은 돌 지난 지금까지 쑥대머리를 유지한답니다~
그래도 똑순이처럼 머리를 묶어주니 나름 귀여워요~
해나공주~ 찰랑찰랑 아름다운 머릿결을 갖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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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나 너무 귀여워요. 그 와중에 사진 어찌 그리 잘 찍으셨어요.
표정이 너무 리얼하네요.
우리 해나야 뭘 해도 이쁘지요 ^^
우리 한결이도 백일되면 머리 밀어줄까요?
하랑이때는 안밀어 봤는데...
그 빡빡머리 저도 꼭 한번 해주고 싶었었거든요 ㅋㅋ -
연한수박 2010.10.29 16:20
그래도 해나공주 씩씩하게 잘 깎았네요^^
마지막에 울긴 했지만...
울 도담인 조금 다듬어 주기만 했어요~
남편은 그것도 하지말라고 말렸었네요 ㅋ -
다나맘 2010.10.30 10:00
ㅋㅋ 저희 아기도 100일에 머리 밀었죠. 사진 찍고서는~ 아공~ 웃는 모습이 너무너무 이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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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Kang 2010.11.04 01:32 신고
크~~ 이렇게 해 놓으니 해나공주님 이미지가 안 떠올라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