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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미션 - 유기농 바나나 사오기
구름이 잔뜩 끼어 하늘이 점점 흐려져 막 비가 올 거 같던 어느 오월의 주말.
아빠는 엄마로부터 미션을 하나 받았습니다.
바로 해나공주가 간식으로 먹을 유기농 바나나를 사오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바나나도 다 떨어지고 온종일 집에만 있어 몸도 찌뿌드드해 해나공주와 산책할 겸 같이 다녀오기로 했죠.
또냐는 바나나를 사야 할 가게의 위치와 이름을 알려주고, 비가 올 거 같다며 우산도 챙겨줍니다.
특히 유모차는 살살 몰고 건널목 건널 땐 차조심 하라고 특명도 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빠는 공주님과 둘만의 첫 여정 길에 올랐습니다.
아빠: '해나공주! 우리 출발해 볼까?'
해나공주: '네...그런데 어찌 좀 불안한데요...'
아빠: '앗! 해나공주가 좋아하는 꽃이다. 여기서 사진 좀 찍고 가자.'
해나공주: '꽃도 좋지만 비도 올거 같은데...'
해나공주: '아빠, 어서 다시 출발요.'
아빠: '아~알았어요. 다시 출발!'
아빠: '와! 여기 큰 거울이 있다. 아빠랑 가족사진 찍자! (찰칵~찰칵~)'
해나공주: '흠...'
아빠: '아~여기 또 다른 꽃이네...'
해나공주: '아빠...'
울퉁불퉁 보도블록을 수없이 지나고, 건널목도 건너고 해서 그리 멀지 않지만,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또냐가 말한 유기농 바나나를 집어 계산합니다.
아빠: '비가 올 거 같으니 바나나는 해나공주가 맡아줘.'
해나공주: '네. 아빠.'
아빠: '이크,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네.'
아빠: '해나공주 비 안 맞게 레인커버 덮어줄게.'
아빠: '여기도 꽃이 많네. 잠시만 (찰칵!)'
5월의 비가 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셔 주고 주변을 싱그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무들도 비를 흠뻑 머금고 점점 더 진한 녹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죠.
또로록 방울방울 떨어지는 빗소리가 오늘따라 정겹습니다.
해나공주: '아빠, 다 왔어요?'
아빠: '엉, 이제 거의 다 왔다.'
아빠: '이제 엘리베이터만 타고 올라가면 집이죠.'
해나공주: '이상하다. 엄마랑 갈 때는 이렇게 먼 길이 아니였는데...'
해나공주: '어쨌든, 아빠 수고가 많았어요.'
해나공주: '아빠 잘 했으니깐...'
해나공주: '해나공주가 박수 쳐줄게요~'
해나공주: '(짝! 짝! 짝!)'
아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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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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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종 Raison. 2011.06.06 20:16 신고
해나공주 바깥나들이 재밌었어요???
점점 이뻐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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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네 사시네요...
길 다니다가 어~ 어디서 본 아가더라... 그러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ㅋ
헤나 공주님 아마두 함 보게되면 우리 인사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