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해나공주와 코스트코 여행
서기 3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지구 자원이 고갈된 인간은 우주로 그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됩니다.
인간의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달로 마치 신대륙을 개척하듯이 새로운 행성들이 속속 개척되고
인간은 각 행성에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행성 간 이동도 우주선으로 불과 몇 시간이면 가능하게 되어 은하계는 점점 일일생활권이 되었습니다.
장 보기 위해 다른 행성의 마트로 이동하는 것도 이제 평범한 일상이 되어갔죠.
이날은 해나공주와 함께 지구 주변의 우주정류장인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해나공주: '(윙~~~) 도착했다~'
해나공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다른 행성의 사람들이 없네.'
해나공주: '역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을 수 있지...'
늘 만원이던 우주 비행선의 격납고가 이른 아침이라 매우 한산합니다.
이렇게 텅 빈 격납고는 처음 봅니다.
해나공주 가족은 사람 많은 곳을 피하게 되어 즐거운 쇼핑이 될 거 같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1층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탈출할 비상 격납고도 있죠.
계절이 바뀌는지 새로운 우주 물놀이 기구가 많이 나왔습니다.
아빠는 노란색 카누가 탐 나지만 우주선에 실지도 못할 정도로 큽니다.
육아 잡지도 파는군요.
이번 달엔 금성에 사는 아기가 표지 모델이 되었습니다.
마트에 온 주요 목적은 해나공주 기저귀를 사는 것입니다.
요즘 해나공주가 주로 애용하는 메이드인 목성의 기저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 기저귀는 목성 특유의 향이 나는 게 특징이죠.
그리고 해나공주가 좋아할 동요 책도 샀습니다.
몇 백 년 전에 발간된 책인데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면 동요가 나오죠.
아직도 범 우주적으로 아기들에게 인기가 높은 책입니다.
해나공주는 혹시나 새로 나온 물건이 있나 둘러봅니다.
해나공주: '아~탐나는 물건은 많은데...'
해나공주: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선뜻 못 고르겠단 말야...'
해나공주: '아~귀여운 녀석들. 나를 가져가라고 애원하는거 같네...'
해나공주: '아빠, 여기 있으면 자꾸 사고 싶어 지니깐 빨리 다른 곳으로 가요.'
아빠: '그래 그럼 지하로 내려가볼까?'
지하에는 다양한 식품이 있습니다.
특히 아빠가 좋아하는 빵 종류가 많죠.
하지만 우리 가족이 먹기에는 너무 양이 많습니다.
또냐는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해나공주는 아직 빵을 못 먹습니다.
그럼 아빠 혼자서 다 먹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양이 너무 많죠.
혼자 먹다 남겨 버리게 될 거 같아 결국 빵을 사지 못하고 맙니다.
해나공주: '아빠, 해나공주가 커서 빵 먹을 줄 알면 그때 사요~'
아빠: '해나공주! 꼭 빵을 좋아하기 바래~'
해나공주: '히히~ 물론이죠~'
마트에 볼 일도 다 봐서 이제 출국장으로 나갑니다.
출국소에도 늘 사람들로 줄이 길었는데, 일찍오니 금방 나갈 수 있어 좋군요.
해나공주도 눈이 풀리는 게 점점 피곤해질 시간인가 봅니다.
그래도 코스트코 오면 피자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여기도 늘 줄이 길었는데, 오전 일찍 이라 거의 기다리지 않고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코스트코 가면 즐거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쇼핑 끝나고 피자 하나와 핫도그 하나 먹는 거죠.
한 조각이 2,500원의 저렴한 가격인데 이 한조각이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어느덧 마트는 행성의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와글와글 물건을 담고 계산하는 소리로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먼 여행에 지쳤는지 해나공주는 어느새 엄마 품에서 잠이 들었죠.
이제 해나공주가 깨지 않게 다시 홈타운 행성으로 조심히 비행하는게 아빠의 임무입니다.
공주님의 꿈속엔 우주의 신비로운 불빛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그 크기를 점점 넓혀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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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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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공주님, 우주여행이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네요~ ㅎㅎㅎ
코스트코는 회원가입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죠??
일본도 회원가입비가 4천엔이라고 들었는데...가본 적이 없습니다.
문 여는 시간에 가면 저렇게 한산한가요?
사람없는 마트 좋네요..
저도 사람에 치여서 장보는 게 젤로 싫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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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종 Raison. 2011.06.08 21:13 신고
와... 글솜씨가 멋지십니다... ^^;
이렇게 한가한 코스트코는... 처음인걸요...
해나공주도 신세계를 경험했겠습니다. -
양재 인가요?...+_+
해나양의 사진은 이제 정말 마무리 단계 랍니다.. ㅎㅎㅎ 해나 사진이.. 양이.. llllOTL... 3주 동안 거의 계속 매달렸네요.. 쿨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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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은 2011.06.17 08:40
해나의 눈높이에서 글을 참 재미있게 적으셨어요.
첫 코스트코 나들이라..
우리 아이들도 처음으로 할인매장 나들이 하던 기억이 떠올라서 미소가 지어집니다